▲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을 앞두고 고용노동부가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시 입법예고할 전망이다. 교섭단위 분리를 기존 개정안보다 쉽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원청 단위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은 그대로 유지되는 탓에 노동계 반발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매일노동뉴스> 취재 결과 전날인 7일 노동부는 양대 노총을 만나 재입법예고할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을 설명했다. 입법예고 기간 각계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재입법예고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해 11월25일부터 올해 1월5일까지 원·하청 노조의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되 원청노조와 하청노조 교섭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를 두고 노동계에서는 교섭창구 단일화로 인해 하청노동자의 원청교섭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계도 무분별하게 교섭단위 분리 결정기준을 확대하면 원청 단위의 교섭창구 단일화가 형해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동부가 양대 노총에 설명한 자료를 보면 시행령 14조의11(교섭단위 결정)에 “노동위원회는 법 2조2호 후단에 따른 사용자에 대한 교섭에서 법 2조2호 후단의 근로자에 관해 교섭단위를 분리하거나 분리된 교섭단위를 통합하는 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간 이해관계의 공통 또는 유사성 △다른 노동조합에 의한 이익 대표의 적절성 △교섭단위 유지시 노동조합 간 갈등 유발 및 노사관계 왜곡 가능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기존에 입법예고된 개정안에는 근로자 간 근로조건의 차이나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었다. ‘근로자 간 이해관계의 공통 또는 유사성’을 ‘노동조합 간 이해관계의 공통 또는 유사성’으로 바꾸고, “우선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고 명시함으로써 교섭단위 분리의 문턱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계는 원·하청 교섭에 교섭창구 단일화를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므로 재입법예고안에도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개정 노조법 시행령 문제의 핵심이 교섭창구 단일화 강제 적용이라는 점”이라며 “시행령 폐기를 다시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노동부의 창구단일화 적용 유지는 원청 자본에게 교섭 회피 빌미만 줄 것”이라며 “개정 노조법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하청노동자의 실질적인 교섭권, 모든 노동자의 노동 3권을 보장하려면 지금 시행령과 창구단일화 악법은 폐기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어고은 기자 ago@labortoday.co.kr열심히 듣고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