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철 민주당 의원실 제공

지난 3월 화재 참사로 사망자 14명을 포함해 73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의 또 다른 공장도 화재가 발생한 공장과 비슷한 위험 환경에 처해 있는 것으로 고용노동부 감독 결과 확인됐다.

사고 발생 공장에서 지적된 위험요인 그대로 적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안전공업 대전 대화공장을 산업안전감독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대전노동청은 과거 안전공업 본사로 사용됐던 대화공장이 3월20일 화재가 난 문평공장과 동일·유사한 위험이 있을 것으로 보고 긴급 감독을 실시했다. 문평공장 화재 당시 언론보도 등에서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유증기 관리 부실 여부와 설비 노후 상황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감독 결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안전보건규칙)에서 의무화하고 있는 안전보건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전노동청은 법위반 32건을 사법처리하고 29건은 1억2천7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9건은 시정을 요구했다.

법위반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작업장 내 흩어진 절삭유와 오일미스트 등으로 바닥이 미끄러웠고 천장과 벽, 설비 전반에 기름때가 쌓여 있었지만 사업주는 청소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문평공장 화재 당시 절삭유 때가 화재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조는 “유증기와 기름 찌꺼기가 축적되는 것을 우려해 집진시설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청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노조가 반복적으로 제기한 안전 경고와 현장 지적을 (사용자가) 묵살해 참사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동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통로가 확보되지 않았고, 비상통로 유지·관리 상태도 불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다리식 통로도 기준에 맞게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발생시 노동자가 대피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얘기다.

3월에 화재가 난 건물이 불법증축물이라는 의혹과 함께 대피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대전노동청은 “대화공장은 낮은 층고, 협소한 설비 간격, 부족한 집진 용량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체류하고 있는 유증기·오일미스트를 개선할 대책이 부족하고 노후하거나 파손된 생산설비 개선이 미흡했다”며 “일부 공간은 화재 발생시 대피가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대책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산재은폐 의혹까지

감독 결과 최근 5년간 발생한 산재와 관련해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안전교육도 노동자에게 서명만 하도록 하는 등 형식적으로 실시하거나 유해·위험작업 종사자에게 안전교육을 전혀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끼임사고 방지를 위한 방호 덮개와 프레스 덮개 등이 설치되지 않은 설비도 이번 감독에서 적발됐다. 유해·위험 화학물질 등에 대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게시·비치하지 않고 기름 묻은 천조각을 불연성 용기에 보관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 인체에 해로운 미스트·증기 등을 배출하기 위한 국소배기장치 후드도 설치되지 않았고, 국소배기장치의 제어풍속이 기준에 미달했다.

대전노동청은 화재가 발생한 문평공장에 대해서는 향후 작업 재개시 특별감독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화공장의 경우 산재조사표 미제출로 과태료를 부과한 7건과 관련해 산재 발생 사실 은폐 여부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마성균 대전노동청장은 “안전공장 대화공장 감독 결과는 단순히 한 건의 법 위반사항이 아닌 생산 중심의 경영 방식과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 결핍이 종합적으로 드러난 결과물”이라며 “제조업 근간을 지탱한다는 명분 아래 등한시해 왔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안전관리 기준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