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한국지엠 2차 하청업체가 노동자 퇴직금과 1월 급여 8억1천88만원을 체불했다.

24일 한국지엠 부평 비정규직지회(지회장 김태훈)에 따르면 한국지엠 부평공장 차체부 2차 하청업체인 피디에스(PDS)는 노동자 40명의 1월 급여 1억3천320만원과 퇴직금 6억7천768만원 등 8억1천88만원을 체불했다.

피디에스는 한국지엠 2차 하청업체로 조업했지만 최근 경쟁입찰에서 탈락해 1월 말부로 계약을 해지했다. 노동자 40명 고용은 모두 새롭게 계약을 따낸 비원테크로 승계됐다. 그러나 피디에스가 지급해야 할 1월 임금과 그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임금이 체불됐다.

특히 피디에스는 그간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아 퇴직금 체불 피해를 키웠다. 김태훈 지회장은 “하청업체에 수시로 퇴직연금 가입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금으로 체불임금 받으라는 뻔뻔한 주장”

사용자쪽은 지급할 재원이 없으니 정부의 대지급금 제도를 이용하라는 주장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회장은 “설 연휴 직전 현장에 나타난 사용자쪽 관계자는 자금난으로 임금과 퇴직금을 줄 수 없다며 사장을 노동청에 고발해 대지급금 제도를 이용하라고 말했다”며 “세금으로 체불임금을 받으라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지회는 “임금과 퇴직금 부담을 국가에 전가하려는 얄팍한 수작일 뿐”이라며 “원청이 지급하는 노무비는 임금과 퇴직금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정상적으로 인건비가 모였어야 하는데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고 따졌다.

게다가 피디에스는 경쟁입찰 탈락 뒤 12일 퇴직금 산정서를 노동자에게 배포하면서 퇴직 사유를 정리해고가 아닌 자발적 퇴사로 명시하기도 했다. 자발적 퇴사시 실업급여 수급에 불리하다. 심지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회는 “피디에스 직전 업체인 도원도 퇴직금을 체불했다”며 “연타석으로 체불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협력사 행동지침’ 위배 소지

지회는 체불임금 해소를 위해 임금체불 비대위원회를 꾸리고 고용노동부에 임금과 퇴직금 체불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지회는 “사내하청에서 벌어지는 파렴치한 행위 때문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가 개정된 것”이라며 “피디에스를 비롯해 1차 하청업체인 비티엑스(BTX)와 한국지엠은 임금이 사라진 원인이 무엇인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피디에스의 이런 행위는 지엠 그룹의 협력사 행동지침과도 배치한다. 지엠은 지엠 공급망 내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나 환경침해를 막겠다는 취지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책의 하나로 협력사 행동지침을 정하고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2차 하청업체인 피디에스 경영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책임을 공유한다. 지회는 “지엠 협력사 행동지침에 정면으로 위반하기에 강력히 항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재 기자 jael@labortoday.co.kr노동, 기후, 산업을 듣습니다. 많이 자주 열심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