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해고됐으니까 남들 같은 월요일이 없잖아요. 복직해서 남들처럼 월요일에 일하고 싶다는 의미로 <해피먼데이>란 이름을 붙였어요.”
김성진 패원은 쌍용자동차지부(아래 쌍용차) 노래패 <해피먼데이>의 뜻을 이렇게 설명했다. <해피먼데이>는 남들처럼 공장으로 출근하는 평범한 월요일, 하지만 아직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월요일을 기다리며 수많은 투쟁의 현장에서 노래하고 있다.
<해피먼데이> 패원들은 12월2일 평택 쌍용차 심리치유센터 <와락>에서 다음날 열릴 20회 인천인권영화제에서 부를 ‘이 길의 전부’와 ‘콩그레츄레이션’를 연습하고 있었다. 가벼운 율동을 하며 노래하던 패원들은 서로의 몸짓에 웃음을 터뜨렸다.
연대를 넘어선 자기 투쟁
<해피먼데이>의 탄생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점거파업 1주년을 맞아 노래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래패가 탄생했다. 이후 쌍용차 노래패는 여러 투쟁현장에서 연대 공연을 하다 2011년 이용석 가요제를 준비하면서 ‘함께 꾸는 꿈’이란 이름을 붙여 노래패를 재정비했다. <해피먼데이>로 이름을 바꾼 때는 지난 8월 ‘2015 강정생명평화 대행진’을 마친 후다.
▲ 쌍용자동차지부 노래패 <해피먼데이>가 12월2일 평택 쌍용차 심리치유센터 <와락>에서 3일 개막하는 20회 인천인권영화제에서 부를 ‘콩그레츄레이션’를 연습하고 있다. 평택=김경훈 |
현재 패원은 패장인 유제선 쌍용차지부 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 고동민 쌍용차 대외협력실장, 김남오 조합원, 김득중 쌍용차지부장, 김성진 쌍용차 정비지회 사무장, 복기성 쌍용차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 한윤수 쌍용차 비정규직지회 사무장 등 일곱 명이다.
김성진 패원은 7년여를 투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2011년부터 2년 11개월 동안 지속된 대한문 투쟁을 꼽았다. “대한문은 인권, 종교계 등 사회 각계각층의 힘이 다 모인 집합소 같았어요.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내가 그동안 갖고 있던 오해와 편견들이 바뀌는 걸 느꼈어요. 그때 받았던 감동과 울림은 평생을 가도 잊지 못할 거 같아요.”
유제선 패장은 <해피먼데이>가 노동현장 외의 다른 사회 투쟁에 꾸준히 연대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단순한 연대가 아니라 나의 투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저는 쌍용차 투쟁에 연대한 동지들이 자기 투쟁한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노동현장 외의 다른 투쟁 현장에서 노래하는 이유도 여러 문제를 나의 투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해피먼데이> 패원들이 가장 인상 깊은 공연으로 기억하는 공연들은 인권 관련 투쟁에 연대한 공연이다. 복기성 패원은 <해피먼데이>가 섰던 무대 중 2015년 5월16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 아이다호 공연을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꼽았다. 복기성 패원은 “동지들의 축제를 망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이 컸지만, 가장 성공적인 공연 중 하나였다. 드물게 흡족한 공연이었다”며 웃었다.
▲ 유제선 패장이<해피먼데이>가 노동현장 외의 다른 사회 투쟁에 꾸준히 연대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평택=김경훈 |
김남오 패원은 “‘2015 강정생명평화 대행진’ 공연이 인상 깊었다”고 자랑했다. “기획회의에서 아무도 우리한테 공연을 하라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우겨서 노래도 부르고, 율동도 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우리 공연이 제일 호응이 좋았죠. 동지들이 정말 좋아해줘서 우리도 뿌듯했습니다.”
“복직해서 함께 정기공연하고 싶다”
<해피먼데이> 패원들은 노래패 활동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고동민 패원은 “투쟁하다 보면 마음이 격해지고, 내적 갈등을 겪을 때가 많다. 이럴 때 노래가 정신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7년여 동안 투쟁하면서 지치고 힘들 때가 많았지만, 노래에서 위안을 얻고 새롭게 투쟁할 수 있는 힘을 받았다고 한다. 고동민 패원은 “투쟁이 정체되고, 심지어 후퇴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럴 때 노래를 부르며 위안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노래패 활동으로 얻은 다른 하나는 함께 노래를 부르는 동지들과의 ‘관계’다. <해피먼데이>패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는 ‘해피 먼데이’가 와도 계속 노래패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분명치 않다. 복기성 패원은 “복직해도 함께 노래패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복직하면 노래패를 그만 두려는 사람도 있겠죠. 그래도 전 계속할 거고, 떠나는 사람을 붙잡을 거예요. 우리가 7년 동안 싸우면서 남은 건 함께 했던 사람, 동지들과 관계니까요. <해피먼데이> 동지들과 맺은 관계를 지금처럼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복직 기념 정기공연이 꿈입니다.”
기획=선전홍보실, 제작=이현규
금속노조는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에 앞서 14시부터 서울시청 광장에서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5천 여 명의 금속노동자들은 12월 총파업으로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박근혜 정권의 탄압에 맞서겠다고 결의를 모았다.
이어 민주노총과 전농 등 5만여명의 노동자, 농민, 학생, 시민들이 2차 민중총궐기를 성사시키고 백남기 농민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까지 행진했다.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2월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 열고 노동개악 중단과 농민 생존 대책 수립, 빈민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에 앞서 14시부터 서울시청 광장에서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5천 여 명의 금속노동자들은 12월 총파업으로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박근혜 정권의 탄압에 맞서겠다고 결의를 모았다.
▲ 12월5일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노조 각 지부 지회 깃발이 대회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신동준 |
▲ 노조가 12월5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김경훈 |
김상구 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지난 11월14일 15만 민중이 정권의 노동자 말살 정책과 독재 행보에 대한 분노를 보여줬다. 박근혜 정권은 경찰과 검찰을 동원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침탈하고 민주노총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폭압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 김상구 노조 위원장이 12월5일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 대회사에서 “우리는 지난 11월30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경고파업과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제 사생결단의 각오로 총파업 태세를 구축하고 현장을 조직해달라”고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김경훈 |
김상구 위원장은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말자. 더 이상 국회 일정은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지난 11월30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경고파업과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제 사생결단의 각오로 총파업을 태세를 구축하고 현장을 조직해달라”고 이날 모인 조합원들에게 당부했다.
▲ 12월5일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시작하며 몸짓 선언 동지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신동준 |
김상구 위원장은 “자본과 정권의 폭력 공세에 총파업으로 맞서 노동개악을 기필코 저지하자. 이 기세를 이어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투쟁을 힘차게 벌이자. 위원장으로서 민주주의 사수와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 투쟁, 세상을 바꾸는 투쟁 선두에 서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12월5일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신동준 |
이날 대회에서 노조 지부장들이 무대에 올라 12월 총파업 투쟁 결의를 밝혔다.
정규전 경기지부장은 “박근혜는 모든 민중을 적으로 규정하고 공안탄압을 시작했다. 정권의 탄압을 뚫고 투쟁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홍지욱 경남지부장은 “우리에게 돌아갈 길은 없다. 광기어린 탄압을 끝장내기 위해 전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홍 경주지부장은 “새누리당 집권 8년 동안 많이 밀렸다. 12월 투쟁으로 그동안 받은 고통을 되갚아주자”고 총파업 투쟁을 강조했다.
▲ 12월5일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김상구 노조 위원장과 지부장들, 임원들이 노동개악 저지 파업을 결의하며 철의 노동자를 부르고 있다. 신동준 |
김현석 광주전남지부장은 “독재, 탄압, 자본정권을 금속노동자들이 총파업으로 심판하자”고 당부했다. 김성락 기아차지부장은 “96, 97년 투쟁의 주역이었던 기아차 노동자들이 올해 투쟁의 전면에 다시 서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정종희 대구지부장은 “봄부터 준비해 온 투쟁,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전체 노동자를 대표한다는 각오로 투쟁하고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 12월5일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2015년 총파업 투쟁 민주노총 문화선동대 동지들이 몸짓 공연을 하고 있다. 신동준 |
김정태 대전충북지부장은 “박근혜는 자신의 아버지를 이어 자본독재 시대를 열고 있다. 앉아서 지켜볼 수 없다. 당당히 투쟁하자”고 총파업 결의를 밝혔다. 서다윗 서울지부장은 “‘한다면 한다, 싸울 때는 물러섬 없이 싸운다’는 금속노조의 정신으로 투쟁하자”고 강조했다. 강수열 울산지부장은 “필사즉생의 각오로 총파업을 성사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총파업 문화선동대'가 12월5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가자 총파업'을 부르고 있다. 김경훈 |
김현동 인천지부장은 “박근혜가 우리의 투쟁을 부르고 있다. 죽을 각오로 맞서자”고 의지를 밝혔다. 정원영 충남지부장은 “동지를 믿고 나를 믿고 끝장 총파업으로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이전락 포항지부장은 “12월 승리의 마침표를 찍도록 함께 싸우겠다”고 결의했다. 박유기 현대차지부장은 “12월10일 취임을 앞두고 있다. 4만8천 조직을 정비해 현대차지부가 할 역할을 찾고 같이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12월5일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에 참석한 노조 조합원이 '노동개악 우리의 눈물'이라고 쓴 가면을 쓰고 있다. 김경훈 |
대회에 모인 조합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노동개악 저지를 위해 12월8일 확대간부 상경투쟁, 10일 국회 앞 농성, 16일 하루 파업 등 민주노총 투쟁에 복무 ▲노동개악 강행처리 할 경우 16일 이후 끝장을 보는 총파업 전개 ▲12월 총파업 투쟁 조직화에 총력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
민주노총과 전농 등 5만여명의 노동자, 농민, 학생, 시민들이 2차 민중총궐기를 성사시키고 백남기 농민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까지 행진했다.
▲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12월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를 열고 있다. 김경훈 |
▲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5만여 노동자, 농민, 시민, 학생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신동준 |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2월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 열고 노동개악 중단과 농민 생존 대책 수립, 빈민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새누리당의 '복면금지법' 발의를 조롱하는 의미로 가면을 쓰고 있다. 김경훈 |
▲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복면금지법을 조롱하는 재치넘치는 가면을 쓰고 있다. 신동준 |
조계사에 묶여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영상대회사에서 “11월14일 투쟁은 정당한 투쟁이었다. 우리는 총칼로 집권한 군사독재에 맞선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을 승리로 이끈 역사를 갖고 있다”며 “민중은 국가권력에 의한 폭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국가폭력에 맞선 모든 저항은 정당방위임을 선언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백남기 농민을 사경에 빠트린 경찰청장 파면을 촉구하는 선전물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신동준 |
▲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를 마친 노조 조합원들이 백남기 농민이 사투 중인 서울대학교 병원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신동준 |
한상균 위원장은 “2015년 노동개악을 막아내는 강력한 총파업 투쟁을 반드시 성사시키는 것이 민주노총 침탈의 굴욕과 치욕을 되갚는 방법이다”며 “2차 민중총궐기와 국민대행진이 더 큰 항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주노총이 총파업 투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를 마친 노조 조합원들이 백남기 농민이 사투 중인 서울대학교 병원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신동준 |
▲ 12월5일 노조 조합원들이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를 마친 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대학로로 행진하고 있다. 김경훈 |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대표자들이 무대에 올라 총궐기 선언문을 낭독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김영호 전국농민총연맹 의장,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김현우 빈민해방실천연대 의장, 조덕휘 전국빈민연합 의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를 마친 노조 조합원들이 대학로로 행진하고 있다. 김경훈 |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백남기 농민 쾌유 ▲경찰청장 파면 ▲대통령의 사과 ▲노동개악 중단 ▲농민생존권 보장 ▲노점상단속 중단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중단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백남기 농민과 같은 마을에서 올라온 농민이 무대에 올라 백남기 농민의 삶과 그가 외쳤던 구호를 되돌아봤다. 임봉재 농민은 “백남기 회장이 차가운 아스팔트에 쓰러졌는데도 경찰은 계속 물대포를 뿌려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농민들은 살기 힘들어 쌀값 대책을 세워달라 올라왔다. 왜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의 목소리도 들어보려고 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를 마친 노조 조합원들이 행진하는 가운데 2015년 총파업 투쟁 민주노총 문화선동대 동지들이 몸짓 선동을 하고 있다. 신동준 |
민중총궐기대회 참가자들은 17시 경 집회를 마무리하고 보신각과 종로 3가를 거쳐 백남기 농민이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까지 도심 행진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행진을 마친 후 서울대병원 앞에서 백남기 농민 쾌유기원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민중총궐기 참가자 대오는 박근혜 정부가 논의중인 복면방지법을 조롱하는 의미로 각각 가면과 복면을 준비해 쓰고,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카네이션을 들고 행진에 나섰다. 경찰이 5만명의 행진대오가 이동하는데 두 개 차로밖에 내주지 않은데다, 교통흐름에 맞춰 행진을 중단시켰다. 대오가 서울시청에서 대학로 까지 이동하는데 세 시간 이상 걸리는 등 행진 참가자들이 경찰의 과도한 교통통제에 불편을 호소했다.
▲ 백남기 농민의 딸인 백민주화씨가 12월5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앞에서 "지금 흘리는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라며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여기 모인 걸 보니 희망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여러분들의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꼭 제자리에서 일어나 고맙다는 인사를 하길 기원한다"면서 울먹이고 있다. 김경훈 |
서울대병원 앞에서 진행한 촛불집회에 백남기 농민의 딸인 백도라지씨와 백민주화씨가 무대에 올라 시민들에게 고마움의 뜻을 표했다.
백민주화씨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여기까지 오실 줄 몰랐다. 희망이라는 말 밖에 생각나지않는다. 저보다 젊은 사람들도 많은걸 보니 이 나라에 아직 희망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여러분들이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꼭 제자리에서 일어나 고맙다는 인사를 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12월5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바라며 촛불을 들고 있다. 김경훈 |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이날 대회에서 12월19일 3차 민중총궐기 계획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 12월16일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예고하며 박근혜 정권에 맞선 투쟁에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노사정위원회가 지난 9월13일 저성과자 해고제도와 임금피크제,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지침 마련, 통상임금 축소, 노동시간연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사정합의를 발표했다. 노사정 야합으로 자본의 숙원사항이었던 5대 사안은 순식간에 ‘합의’와 ‘입법’ 논의의 장으로 들어오게 됐다.
새누리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9월16일 ‘노동시장 선진화법안’이라는 이름으로 「근로기준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다섯 개 노동법률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통상임금, 휴일근로시간 및 수당 등을 포함하고 있다.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임금을 ‘개인적인 사정 또는 업적, 성과, 그 밖의 추가적인 조건에 따라 지급여부나 지급액이 달라지는 금품, 경영성과에 따라 사후적으로 지급되는 금품’ 등으로 규정하고, 시행령으로 제외금품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겠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 11월26일 전년도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근로자마다 다르게 지급하는 ‘업적연봉’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새누리당 개정안은 이미 판례로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금품까지 시행령으로 제외시킴으로써 사용자가 지금보다 연장근로수당을 덜 주고도 연장근로를 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통상임금 대통령 맘대로, 연장수당 저하
새누리당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대신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도입하자는 개정안을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법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휴일근로는 근로기준법상 휴일근로임과 동시에 초과근로에 해당한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시간에 포함하지 않으면 연장근로 제한의 원래 취지는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개정안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것을 기업규모별로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지연시키고, 2013년까지 노사합의에 따라 1주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고, 주당 8시간의 범위 내에서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의 중복지급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행 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에 더하여 휴일 8시간 초과근무를 공식화하는 근로시간 연장법안이며, 수당의 중복지급을 막는 임금저하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
▲ 11월30일 노조 40차 정기대의원대회에 이어 진행한 총파업 투쟁 결단식에서 김상구 위원장 등 노조 임원, 지부장, 대의원들이 파업가를 부르고 있다. 신동준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내용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기간제 근로계약 반복갱신 횟수를 2년 범위 내에서 3회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며 ▲선박, 철도, 항공기, 자동차 등 생명·안전 관련 핵심업무 등에는 기간제 사용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기간제 사용기간 4년으로, 평생 비정규직
기간제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것은 비정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의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장기화하는 것이다.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더라도 4년 고용을 보장하지 않는다. 여전히 1개월 사용 후 계약해지 할 수도 있고, 오히려 2년 이후 계속 근무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사용자의 의무만 면제시켜주는 것이다. 비정규 노동자는 2년 이후의 정규직 전환 기회만 없어진다.
반복갱신 횟수를 2년 범위 내에서 3회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소위 ‘쪼개기 계약’을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쪼개기 계약을 금지한다고 해서 비정규 노동자의 고용기간을 더 오래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1개월 단위로 3회 반복해서 계약을 하고 3개월 후에 해고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55세 이상자(고령자)에 대한 파견사용을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뿌리산업(금형, 주조, 용접 등 6개 업종)의 파견을 허용 ▲파견과 도급의 기준을 법률에서 명문화시키는 것이다. 새누리당 법안대로라면 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일을 계속하는데도 55세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파견으로 전환할 것으로 종용받게 된다. 파견전환을 거부면 성과평가를 핑계로 저성과자 해고를 당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55세 이후에는 모든 업종에서 파견이 허용되므로 해고당한 뒤 찾을 수 있는 일자리는 결국 파견 일자리밖에 없게 된다.
새누리당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으로 파견을 금지했던 ‘뿌리산업’에 파견을 허용하려 한다. ‘뿌리산업’이란 전체 산업의 ‘뿌리’역할을 하는 근간이 되는 기본 작업이다. 가령 부품의 본을 뜨기 위한 거푸집(금형)을 제작하는 일, 금형 안에 액체를 밀어 넣어 부속품을 찍어내는 일(사출성형), 이렇게 찍어 나온 형체를 다듬기 위한 열처리나 표면처리를 하거나 가공된 부품들을 용접하는 등 흔히 제조업 전반에서 하는 공정기술을 말한다.
제조업 직접생산공정 파견 합법화
이러한 제조업 전반의 공정작업을 수행하는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자산규모 5조원 미만인 기업, 5조원 이상 기업의 주식보유가 30% 미만인 기업)을 ‘뿌리기업’이라고 하는데 결국 대기업을 제외한 모든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을 의미한다. 지금도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도급계약, 위탁계약’ 형식의 불법파견이 만연해 있는데, 이를 규제하기는커녕 명실상부하게 사용자에게 합법파견의 자유를 주겠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니 노동시장 선진화니 그럴듯한 언어의 포장지를 뜯어보면, 결국 새누리당의 노동관계법 개정안은 쉬운 해고, 비정규직 확대, 근로조건의 하향평준화를 내용으로 담고 있다. 재벌과 자본의 책임을 강화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은 어디에도 없다.
청년고용을 활성화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나쁜 비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고 하루 8시간만 일해도 인간다운 생활이 가능한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장시간 저임금 노동과 평생 비정규직화를 내용으로 하는 새누리당 입법안을 즉시 폐기하고, 올바른 청년실업대책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서 상시업무에 대한 직접고용원칙을 명문화해 비정규직을 없애고,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시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주 40시간 수준으로 실노동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하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만큼 새로운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송영섭 / 노조 법률원장 변호사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이 임시국회를 열어 노동자들이 반대하는 노동개악 법안을 강행처리키로 합의한 가운데 민주노총이 두 정당을 향해 12월 총파업으로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12월2일 14시 여의도 국회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노동개악저지 민주노총 투쟁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12월2일 민주노총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노동개악 입법 저지 결의대회'를 열어 "노동개악 입법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동과 세계=변백선 |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난 시기 수없이 많은 야합과 합의에 우리는 분노했고 이번에도 호소했지만 저들은 또다시 우리 등에 칼을 꽂았다”며 보수야당을 규탄하고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단 한 가지 투쟁을 조직하고 총파업을 성사시켜 노동개악을 막고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12월5일 총궐기와 12월 민주노총 총파업을 조직하고, 12월 국회 앞을 노동자의 뜨거운 투쟁광장으로 만들자”면서 “공공운수노조는 쟁의권이 없어도 민주노총 방침에 따라 총파업을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 12월2일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결의대회 여는 말을 하고 있다. 노동과 세계=변백선 |
권영국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은 “저들이 노동개혁은 청년일자리라면서 100억원을 쏟아 부어 홍보했는데 우리는 적은 비용으로 을들의 국민투표를 해서 96% 이상의 국민이 노동개악에 반대한다는 여론을 확인했다”고 전하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이같은 결과를 전했다. 환노위원장은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한 그런 일은 없다고 했지만 믿을 수 없다. 이번만큼은 해골이 두 쪽 나도 반드시 막아내자”고 성토했다.
▲ 민주노총이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을 향해 12월 총파업으로 응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과 세계=변백선 |
박상준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금속노조는 11월30일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임시국회에서 노동개악을 논의하면 선제파업을 비롯해 실제 총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탄압이 거센 것은 우리 투쟁이 저들의 목전에 다다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고, 의료는 상품이 아니며 국민의 건강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라면서 “보건의료노조는 12월8일 이 자리에서 1,000명 간부 상경투쟁을 벌이고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 총파업을 벌여 의료민영화를 막고 노동개악을 막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 12월2일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 승리로 노동자 생존권과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자"고 외치고 있다. 노동과 세계=변백선 |
한편 조계사에 머물고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11월30일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12월2일 서신을 통해 “30일 저녁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살인진압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시는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빌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것이 단식을 시작한 첫 번째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한상균 위원장은 “여야 지도부가 납득할 수 없는 합의를 했다. 노동자가 총파업 투쟁으로 일어설 때다. 내 밥을 굶어서라도 모든 노동자들의 밥줄을 지키고자 함”이라며 단식이 노동개악을 막자는 의지를 밝히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설명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정권과 보수언론의 공안탄압에 굴하지 않고 5일 평화시위의 물결이 불의를 뒤덮길 염원한다. 야위어가는 민주주의를 살리자는 저항의 의지를 닮아 굶는다”며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에 모여줄 것을 호소했다.
노동개악 저지 등 9기 1년차 5대 사업목표, 계획 확정
40차 정기대의원대회 본회의, 감사위원 여섯 명 선출…김상구 위원장 삭발, 총파업 결단식
노조는 11월30일 충북 제천 청풍리조트에서 40차 정기대의원대회(아래 대대)를 열고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결의하고 9기 1년차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노조는 사전대회와 출범식에 이어 15시30분 경 본회의를 시작했다. 이날 재적 대의원 644명 중 470명이 참석했다.
노조 대의원들은 이날 대대에서 ‘9기 1년차 사업계획 안’ 중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세부 계획을 토론했다. 노조 중앙집행위원(아래 중집)이 긴급 논의를 통해 마련한 수정동의안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노조 중집은 노동개악 저지 투쟁 계획으로 ▲민주노총 위원장 침탈 시 즉각 총파업 돌입 ▲노동개악 법안 논의가 시작되는 임시국회 개원 시 경고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계획을 중집에서 수립해 집행 ▲12월21일 이후를 총파업의 유력한 시기로 보고 임시국회 개원 시부터 총파업 조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임원 현장순회, 전 지부 및 지회 출퇴근 선전전 등)의 안을 제출했다.
▲ 11월30일 대의원대회 뒤 열린 총파업 결단식에서 김상구 위원장이 삭발을 하고 있다. 제천=신동준 |
정진홍 경주지부장은 중집 안에 대해 “총파업의 목표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막고 정권의 탄압을 뚫는 것이다. 지금까지 파업과 투쟁을 결의했지만 실망한 경험도 많았다. 12월 투쟁은 우리에게 실망을 안기는 예전 투쟁과는 다르다. 총력을 다할 수 있도록 집중 시기를 정하고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이날 9기 1년차 첫 번째 사업목표로 ‘노동개악 저지’를 제시하며 세부 계획으로 ‘총파업을 통한 노동개악 저지’를 내걸었다. 319번 김우용 대의원은 이 안건에 대해 ‘노동법 개악을 막기 위해, 12월3일부터 9일까지 전면 총파업을 전개한다.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등 완성차지부가 총파업에 앞장서며, 금속노조 15만 총파업을 전개한다’는 수정동의안을 발의했다.
수정동의안에 대해 찬반 토론이 이어졌다. 535번 박성락 대의원은 “노동법 개악이 해고를 더 쉽게,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임금을 더 낮게 만든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현장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얘기는 핑계다. 15만 조합원의 대표인 대의원들이 결의하면 할 수 있다.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면 더 많은 전국의 동지들이 총파업에 함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찬성 발언을 했다.
208번 강태희 대의원은 “총파업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돌입 시기가 적절치 않다. 올해 여러 차례 총파업을 결의했지만 위력적 파업을 하지 못했다. 현장에서부터 총파업을 결의하는 움직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두 시간 여의 토론과 정회를 거친 후 수정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투표 결과 341명 대의원 중 66명(19.4%)이 찬성해 수정동의안은 부결됐다.
김상구 노조 위원장은 “수정동의안을 제출한 대의원들의 투쟁 기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파업을 피하거나 미루지 않는다. 지난 11월26일 민주노총 중집은 노동개악 법안 관련 임시국회를 주요 시기로 판단하고 투쟁을 준비하기로 했다. 총파업 돌입 시기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투쟁 지도부에 맡겨 달라”고 강조했다.
▲ 11월30일 노조 40차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이 안건에 대해 표결하고 있다. 제천=김경훈 |
9기 1년차 사업계획 확정
노조 대의원들은 노동개악 저지 사업계획 외에 9기 1년차 사업목표로 ▲현장투쟁 강화를 통한 15만 투쟁 승리 ▲산별노조 위상에 맞는 사회정치적 투쟁 강화 ▲금속산별 전망 재정립 및 조직혁신, 30만 제조산별 토대 마련 ▲통합적 조직운영 및 혁신 등 5대 목표를 결정했다.
대의원들은 사업목표에 따른 세부 사업계획도 승인했다. 노조는 ‘현장투쟁 강화를 통한 15만 투쟁 승리’를 위한 세부 계획으로 ▲조합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중심으로 현장투쟁 강화 ▲계열사, 업종별 공동투쟁의 힘으로 15만 임단협 공동투쟁 등을 확정했다.
노조는 현장투쟁의 일환으로 ‘더 쉽고 더 편안하고 더 안전한 일터’를 핵심 구호로 건강권 쟁취 투쟁을 전개한다.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와 사업장 위험성 평가 등을 전 조직적 사업으로 벌이고, 이를 위해 노조와 지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임금피크제와 일방해고 저지, 임금체계 대응 등의 현장투쟁을 적극 지원하고 고용보장 문제에 대한 대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해 집중투쟁을 전개한다.
노조는 ‘계열사, 업종별 공동투쟁의 힘으로 15만 임단협 공동투쟁’ 세부 계획으로 9기 1년차에 현대기아차 계열사 사업장의 2015년 임단투 지원을 강화하고 2016년 공동투쟁 방안을 준비하기로 했다. 재벌계열사와 조선, 철강업종 상집수련회 등을 통해 공동논의를 강화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노조는 공동논의를 통해 업종별 대정부 요구안을 정하고 공동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 11월30일 노조 40차 대의원대회에서 한 대의원이 9기1년차 사업예산 승인 안건에 대한 수정안을 발의하고 있다. 제천=김경훈 |
노조는 ‘산별노조 위상에 맞는 사회정치적 투쟁 강화’ 목표의 세부 계획으로 ▲재벌개혁, 외국인 투자기업 규제 의제 사회적 쟁점화 ▲노동법 재개정 투쟁 ▲산별노조 다운 사업정책 개입력 강화를 결정했다. 2016년 총선 시기에 맞춰 15만 조합원 선언 운동을 통한 노동자 중심의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고, 이에 대한 세부 방안은 임시대의원대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금속산별 전망 재정립과 조직혁신을 위해 ▲8기에 마련한 혁신전략 전 조직적 논의 등을 통해 산별 전망 재정립 ▲규약개정 소위원회 논의 통해 규약, 규정 재정비 ▲간부 의무교육 안착화와 연수원 부지 및 운영방안 확정 등 체계적인 조합원 교육 사업 전개 ▲조선, 철강 간전고용 비정규직 조직활동가 양성 등 직간접고용 미조직노동자 조직화를 핵심전략 사업으로 설정 ▲지역공동사업 의제 발굴, 기업지부의 지역사업 결합력 제고 방안 마련 등 지역중심성 강화를 통한 지역지부 강화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제조산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미전환 조선업종 사업장과의 공동투쟁을 강화하고 민주노총 화확섬유업종과의 공동투쟁, 제조산별 건설을 위한 로드맵 마련 등의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각종 투쟁, 사업, 금속산별 전망 수립 과정에 다양한 의견 수렴 위해 조직 내 토론문화 활성화 ▲임원 정기 현장순회, 사무처 지역순환 근무 계획 마련 등 노조 중앙의 논의체계정비와 현장 중심성 강화를 통해 ‘통합적 조직운영과 혁신’ 사업을 벌이기로 확정했다.
▲ 11월30일 노조 40차 대의원대회에서 노조 감사위원 후보로 출마한 후보들이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기호1번 원대연 후보(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기호2번 박재근 후보(한국지엠지부), 기호3번 전경호 후보(현대차지부 남양위원회), 기호4번 이문수 후보(기아차지부 소하지회), 기호5번 금재호 후보(울산지부 한국TRW지회), 기호6번 노한균 후보(현대차지부). 제천=김경훈 |
노조 감사위원 여섯 명 선출
이어 노조 대의원들은 9기 1년차 부서별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9기 1년차 사업 예산 승인 건’은 711번 하영철 대의원이 원안에서 업무추진비를 일부 인상하는 수정동의안을 발의, 승인했다. 앞서 노조 8기 2년차 사업평가를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8기 2년차 결산보고에 대해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된 내용을 총평에 넣는 것은 맞지 않다”는 대의원 의견에 따라 감사위원 총평 중 ‘회계연도를 년 말 연시로 변경할 것을 신중히 검토 바란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승인했다.
대의원들은 마지막 안건으로 특별결의문을 채택하고 본회의를 마쳤다. 이날 대의원들은 “정권의 폭력적 공세에 최후 수단인 총파업으로 당당히 맞서 노동개악 강행을 기필코 저지할 것”이라며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방침에 따라 총파업을 기필코 성사시킬 것 ▲요구 쟁취를 위해 15만 공동투쟁 전개 ▲투쟁을 통해 사회정치적 영향력 회복과 산별노조의 전망과 전략 재정립 등을 결의했다.
이날 대대에서 치러진 감사위원 선출 대의원 간접선거에서 원대연(현대자동차지부), 박재근(한국지엠지부), 전경호(현대자동차지부), 이문수(기아자동차지부), 금재호(울산지부 한국TRW지회), 노한균(현대자동차지부) 감사위원을 선출했다.
김상구 위원장 삭발, 총파업 결단식
노조는 정기대대 회의 안건을 모두 처리한 후 총파업 투쟁 결단식을 진행했다. 지민주, 이혜규, 박성환, 박은영, 황현 민중가수가 무대에 올라 ‘가자 총파업’ 노래공연을 통해 총파업을 향해가자는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11월30일 노조 40차 정기대의원대회를 마치며 대의원들이 파업가를 부르고 있다. 제천=신동준 |
김상구 노조 위원장이 단발적인 파업이 아닌 지속적이고 위력적인 총파업을 조직하겠다는 결의를 담아 삭발식을 진행했다. 김상구 위원장이 삭발을 하는 동안 노조 각 지부장들은 결의발언을 통해 노동시장구조개악을 막기 위한 노조의 12월 총파업에 최선을 다해 복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노조 임원들이 결의문을 낭독하며 금속노조가 총파업에 나서는 결의를 다졌다.
김상구 위원장은 삭발을 마무리 한 후 “저와 동지들은 노동자, 농민, 서민을 죽이고 탄압하는 정부에 맞서 금속노조가 당당히 투쟁한다는 결의를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상구 위원장은 “우리의 총파업은 단발성 파업이 아닌 무기한 총파업이 될 것이다. 노동개악을 막아내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투쟁이 될 것이다. 모두 하나로 단결해 총파업을 향해 전진하자”고 선포했다.
결의식을 마무리한 대의원들은 파업가를 뜨겁게 부르며 40차 정기대의원대회의 모든 순서를 마무리했다.
노조가 11월30일 충북 제천 청풍리조트에서 40차 정기대의원대회(아래 대대)를 열고 노조 9기 공식출범을 선포했다. 노조는 이번 대대를 9기 출범식과 노동시장구조 개악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로 준비했다. 김상구 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노조 사무실이 박근혜 정권의 군홧발에 짓밟혔다. 동지들께 고개숙여 사과드린다. 정권은 거리에 나온 민중을 물대포와 폭력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내몰고 우리를 테러집단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상구 위원장은 “노조 9기 집행부는 박근혜 정권과 자본의 발악에 꺾이지 않고 광폭한 공세에 맞서 노동조합의 할 일을 다하겠다.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는 1차 총궐기 보다 더 조직적으로 맞서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구 위원장은 “이번 정기 대의원대회는 전태일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노동시장 구조개악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결의를 모으는 자리로 만들자.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만들어가자”고 대의원들에게 호소했다. 개회식 사전행사로 8기 노조의 영상활동보고에 이어 구미지부 EMG전선지회와 경기지부 하이디스지회 조합원들이 투쟁발언에 나섰다. 김종국 구미지부 EMG전선지회장은 “20명 직원에 5억원으로 출발한 회사를 노동자들이 노예처럼 일해 수 백 배로 성장시켰다. 기계처럼 일했지만 언제나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김종국 지회장은 “회사는 직장폐쇄로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있다. 청춘과 피땀을 바친 공장을 끝까지 지키고 싶다. EMG전선지회가 민주노조를 지킬 수 있도록 동지들이 꼭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우부기 하이디스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하이디스지회는 외투자본과 이를 비호하는 대만 영풍위 자본, 이들을 도와주는 대형로펌과 싸우고 있다. 수많은 민주노조가 이들에게 탄압을 받고 길거리에 내몰리고 있다”고 보고했다. 우부기 수석부지회장은 “정권은 이런 상황에서 더 쉬운 해고를 하겠다며 노동개악에 나섰다. 하이디스지회가 쉬운 해고를 막아내는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대대 개회식 에서 전규석 8기 위원장이 이임사를 했다. 전 위원장은 “금속노조가 통합후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지역과 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9기 금속노조는 15만을 넘어 제조산별로 거듭나 계급적 투쟁의 중심에 서야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의 공세를 막아내고 노동자 민중의 희망으로 거듭나기 위해 모든 조합원이 9기 집행부를 중심으로 더 단결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계사에서 촬영한 영상메세지를 통해 금속노조 정기대대를 격려하며 노동시장 구조개악 투쟁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금속노조가 이번 대대를 통해 12월 총파업을 어떻게 준비하고 싸울지, 어떤 목표를 설정할지 정해야한다”고 말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은 1차 민중총궐기를 IS테러에 비유하고, 백남기 농민을 사경에 빠트리고 민주노총 위원장을 수배하는 등 참혹하게 탄압하고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악저지는 우리의 역사적 숙명이다. 이왕 해야하는 투쟁 당당하게 돌파하자”고 독려했다.
제조공투본 활동을 함께하고 있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화학노련, 민주노총 민주화섬노조연맹 대표자들이 이 날 대대에 참석해 연대했다.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은 “한국노총의 굴욕적인 노사정합의를 막아내지 못해 죄송하다. 한국노총 안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철회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조직이 있다”고 전했다. 김만재 위원장은 “금속노련은 한국노총에 노사정합의 철회를 촉구하고 노동법 개악저지 투쟁을 위해 할 일을 다하겠다. 강고한 연대의 끈 놓지않고 끝까지 함께가겠다”고 연대투쟁의 뜻을 밝혔다. 이날 대대에서 김상구 위원장은 8기 임원들에게 공로패를 전하고 투쟁사업장에 표창을 수여했다. 8기 전규석 위원장과 남문우 수석부위원장, 윤욱동 사무처장, 이경자, 이현수, 조성옥, 홍지욱 부위원장이 공로패를 받았다. 단결투쟁상은 충남지부 갑을오토텍지회, 광주전남지부 광주자동차부품사지회. 부산양산지부 풍산마이크로텍지회가 받았다. 조직강화상은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세일엠텍분회,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가 받았다. 투쟁격려상은 경기지부 하이디스지회, 경기지부 경기지역금속지회 오스람코리아분회, 구미지부 EMG전선지회, 대전충북지부 한국타이어지회, 인천지부 콜트악기지회,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한규협, 최정명 조합원이 받았다. 감사패는 대만에서 하이디스지회 조합원들과 투쟁을 함께하고 있는 대만 하이디스 노동자 투쟁 연대전선에 전했다. |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에 몸을 맡긴지 12일째인 11월27일, 현 시국과 자신의 거취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다.
한상균 위원장이 직접 기자들에게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체포시도 움직임으로 총연맹 임원과 가맹, 산하조직 대표들이 대신 발표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잘못된 정부정책에 반대해 집시법, 도로교통법 등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대범죄자로 경찰의 표적이 됐다고 밝히고, 자신 때문에 불편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조계사 신도와 스님들에게 사과와 감사의 뜻을 밝혔다.
▲ 11월27일 조계사 앞에서 민주노총 임원들과 산하 산별노조연맹 대표자들이 한상균 위원장의 입장발표문을 대신 발표하고 있다. 신동준 |
한상균 위원장은 자신이 행한 행동으로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지만 정부의 잘못된 노동정책이 불러 올 상상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현실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한상균 위원장은 입장발표를 통해 정부의 공안정국 조성에 대해 항의했다. 또한, 2차 민중총궐기를 조계종 화쟁위원회를 통해 밝혔듯이 평화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정부가 노동개악 법안 강행시도와 노동개악 관련 정부 지침발표 계획을 철회한다면 지금이라도 즉시 경찰에 출두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12월5일 평화적인 국민대행진이 진행된다면 자신의 구체적인 신변과 거취문제에 대해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한상균 위원장의 입장발표문 전문이다.
▲ 11월27일 박상준 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조계사 앞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입장발표를 대독하고 있다. 신동준 |
11월14일 13만 국민들이 무엇을 요구했는가?
11월14일 민중총궐기가 폭력시위와 과잉진압 논란으로 부각되는 것은 문제다. 13만 국민들이 서울에 모인 이유는 폭력시위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8만명의 노동자들은 노동개혁이 재벌의 배만 불리는 노동재앙이기에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2만명의 농민들은 농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 반농업 정책의 중단을 요구했다. 1만명의 빈민은 대책없는 노점상, 빈민 철거정책 중단과 생존권 보장을 요구했다. 수천명의 학생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걱정하는 청년실업문제 해결과 좋은 일자리,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통해 친자본 친재벌 정책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또한, 수만명의 시민들이 특정 정권에 의한 역사왜곡을 마기 위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와 세월호 진상규명, 민주주의 파괴 중단을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박근혜 정부의 반노동, 반민주, 반민생 정책에 대한 절박하고 절절한 국민들의 목소리고 요구들이었다.
사상최악의 폭력 시위였는가?
11월14일 정부는 민심의 표출을 막기 위해 광화문 주변을 차벽으로 포위하고 일반인 통행조차 가로 막았다. 살수차에 강력한 최루액을 투입해 고압으로 내리꽂는 강력한 물대포가 최루탄 대신 등장했다.
시민들이 차벽을 밧줄로 묶어 끌어 당긴 것은 누가봐도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고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종편 방송이 반복해서 내보내는 화면처럼 14일 시위 양상이 그 어떤 집회와 비교해 폭력적이고 과격한 시위는 아니었다. 20만리터의 물대포와 600대 이상의 경찰차벽, 사경을 헤매는 백남기 농민을 비롯해 수많은 부상자가 나온 것은 사상최악의 폭력적 시위진압의 결과 때문이다. 집회시위의 자유를 사실상 원천봉쇄하고 어떻게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는가?
국가권력의 폭력은 전제하지 않고 개별 국민의 실정법 위반 행위만 부각하는 것은 올바른 입장이 아니다. 공권력의 폭력은 누가 책임지고 있는가? 시위 참가자들은 구속과 수배, 벌금 등 모든 책임을 스스로 감수하고 있다. 국민은 책임지고 있지만 국가는 단 하나의 책임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왜, 공안정국을 조성하는가?
정부는 민중총궐기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검거, 수배, 구속 등 공안탄압 광풍을 조장하고, 독재정권도 하지 않았던 민주노총 사무실을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시위대를 IS와 다르지 않다고 발언하고, 집권여당의 인사들은 시위대를 총으로 쏴야 한다고 막말을 내뱉거나, 누가봐도 물대포에 의해 쓰러진 백남기 농민이 시위대 때문에 쓰러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기’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왜곡된 막말이 차고 넘쳐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누가 봐도 백남기 농민 살인진압의 책임을 덮기 위한 폭력시위 여론몰이다. 또한 민주노총을 집중적으로 탄압해 쉬운 해고 비정규직 확산, 노동개악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나아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정부정책에 반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려는 계산이기도 하다. 공안탄압으로 정부의 실정을 가릴 수 없다. 공안정국을 조성해 잘못된 정책을 강행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으려 하는 것은 국민이 인정치 않을 것이다.
2차 민중총궐기 및 국민대행진은 평화적으로 진행한다
조계종 화쟁위원회에 2차 민중총궐기의 평화행진 보장, 정부와의 대화, 노동개악 중단에 대한 중재를 요청했다. 화쟁위원회 중재 결정과 결과를 존중할 것이다.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는 중재요청과 동시에 밝혔듯 시위진압과 공안탄압에 반대하며 평화적 기조로 진행할 것이다.
2차 민중총궐기와 더불어 평화적인 국민대행진을 함께 진행하고, 불교는 물론 천주교, 개신교 등 종교인들도 대거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2차 민중총궐기는 단순한 평화시위와 국민대행진의 날이 아닌 1차 총궐기에서 가로막힌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 시민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이 정부에 분명히 요구하는 날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2차 민중총궐기 전까지 살인적 물대표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에 대한 책임규명과 그 책임자인 강신명 경찰청장의 파면조치를 해야한다. 대통령이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에 대해 돌아보기보다 민주노총 위원장을 체포하지 못했다고 경찰을 질책했다고 한다. 경찰은 한상균을 잡기위해 조계사에 몰려있기 전에 백남기 선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 책임을 다해야 한다.
노동개악 법안 및 지침 발표 계획 폐기를 요구한다
민주노총은 2015년 내내 정부의 반노동정책 폐기를 요구했다. 전문가들도 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정책이 역대 어느 정권의 것도가 참혹하고 재앙적인 내용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해고가 자유로워지면 안정된 일자리는 있을 수 없다. 비정규직 일자리가 넘쳐나는 나라에서 정규직 일자리마저 자유로운 해고가 가능해진다면 이 나라 노동자들은 어디서 안정된 일자리와 안정된 생계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비정규직법 개악을 하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다. 현행 법은 2년 비정규직 노예생활을 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지만 4년까지 그 기간을 늘리면서 비정규직을 위한 법이라고 우기는 것은 정부의 선동에 불과하다. 노사정합의의 당사자인 한국노총조차 반대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정기국회와 임시국회에서 노동개악을 강행하려고 한다면 총파업으로 막아낼 것이다. 정부는 노동자 해고법, 평생 비정규직법을 개혁이라고 하기 전에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청년일자리 창출, 809조원에 달하는 재벌 사내유보금으로 정규직 좋은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1만원으로 저임금 노동자 생활보장,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 철폐와 정규직 일자리 전환이라는 진짜 노동개혁에 나서야 한다.
정부가 화쟁위 중재를 받아들이면 즉시 자진출두 하겠다.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노동자들에게 재앙이 될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총파업을 결정하고 지휘한 죄,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불통정부에 순종하지 말고 단호히 싸우자고 선동한 죄, 14일 민중총궐기때 차벽조차 넘지 못하고 그 앞에서 최루 물대포 맞은 죄, 각종 집회와 시위에서 신고되지 않은 도로를 걸어다닌 죄가 1급 수배자 한상균의 죄명이다. 아직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조계사에 피신해 있는 현실이 부끄럽다.
노조활동과 이 정도 실정법 위반으로 대역죄인 취급받는 이 나라의 현실이 부끄럽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정당, 검찰, 경찰, 법원이 이리 신속하게 복종하는 태도에 놀랍고 부끄럽다.
국회에서 노동법 개악시도를 중단하고, 정부가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개악 지침발표를 강행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자진출두 할 것이다. 80만 조합원이 직접 선출해 준 위원장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단 한가지 공약이라도 지켜야 한다. 그것은 바로 노동개악을 막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신변과 거취문제는 12월5일 평화적인 국민대행진이 보장된 후 밝히도록 하겠다.
자진출두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부처님의 법당에 경찰병력 투입검토라는 망발이 나오고 있다. 이해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부처님 앞에 화합과 이해, 포용과 자비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백남기 선생의 쾌유와 민주주의 회복, 노동자 권리회복을 위한 정진과 기도를 드리고자 한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위원장 한상균을 걱정하지 말고, 서울대병원에 계신 백남기 농민의 쾌유만 생각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5년 11월2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한상균 드림.
11월26일 밤 어김없이 백남기 농민이 투병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앞 농성장에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날은 백남기 농민이 11월14일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사경을 헤맨 지 13일째 되는 날이다. 이날 촛불집회에서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아래 범국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손영준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은 “1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의식불명 상태다. 많은 사람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아직 호전되지 않고 있다. 안타깝다”고 백남기 농민의 상태를 전했다.
▲ 11월26일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촛불집회' 참가자가 백남기 농민이 무사히 일어나길 기원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김경훈 |
손영준 공동집행위원장은 “14일 농민들은 농촌에서 농사짓고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외쳤다. 그것이 목숨을 걸어야 할 일이냐”라고 분노했다. 손영준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24일 범국민대책위를 꾸렸다.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라며 “두 번째는 두 번 다시 국가폭력에 희생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 10년 전 전용철 농민이 국가폭력에 의해 죽고 또 같은 일이 벌어졌다.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11월26일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촛불집회' 참가자가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문구를 현수막에 쓰고 있다. 김경훈 |
이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14일 전국에서 모인 언론노동자가 함께 했다. 우리가 보는 앞에서 서울 한복판에서 공권력이 국민 향해 살인 물대포를 쏘는 테러가 벌어졌다. 유신시대 보다 더 참혹한 일이 벌어졌다”고 박근혜 정권을 규탄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보수언론은 그날 민중들의 외침을 폭력, 테러리스트들의 난동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12월5일 언론노동자들이 민중의 요구를 기록하겠다. 정권의 인권침해를 취재하겠다. 보수언론이 말하지 않는 그 날의 진실과 역사를 기록하겠다”고 강조했다.
▲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농민, 노동자, 시민들이 11월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김경훈 |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농민, 학생, 시민들은 실천단을 꾸려 매일 서울 곳곳을 돌며 선전활동을 한다. 이날 11월14일 백남기 농민과 수많은 시민들이 겪어야 했던 국가폭력의 진실을 알리는 선전활동을 하고 경찰청 앞 집회를 한 시민들이 무대에 나섰다. 시민들은 “진실을 알리겠다. 민중이 제대로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12월5일 다시 모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