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동안 열띤 투쟁, 최초 집단 합의서 쟁취 … 설·추석·여름휴가비 신설, 블랙리스트 없음 확인

대우조선 파워공 노동자들이 4월 22일 업체들과 퇴직적치금·단기계약 폐지 등에 합의했다. 아홉 개 사내하청업체와 각 업체 노동자 대표가 합의했지만, 금속노조의 힘으로 조선소 하청 파워공의 목소리를 조직했고 합의를 이끈 첫 사례다.

▲파워공들은 합의에 따라 일당 17만 원에 계약기간 1년(2021년 5월 1일∼2022년 4월 30일), 잔업수당 시간당 2만 원의 노동계약서를 새로 체결한다. ▲설·추석 휴가비 각 15만 원 ▲여름 휴가비 10만 원을 신설했다. ▲4월 30일까지 적치한 퇴직적치금은 근속 1년이 안 돼도 퇴사 시 받기로 했다. ▲도장업체 대표들은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작성하지 않음을 확약했다.

▲ 대우조선 파워공 노동자들이 4월 22일 업체들과 퇴직적치금·단기계약 폐지 등에 합의했다. 아홉 개 사내하청업체와 각 업체 노동자 대표가 합의했지만, 금속노조의 힘으로 조선소 하청 파워공의 목소리를 조직했고 합의를 이끈 첫 사례다. <자료사진>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이번 합의는 하청노동자의 핵심 요구인 일당 2만 원 인상을 쟁취하지 못한 한계와 금속노조가 교섭과 합의의 주체가 되지 못한 미흡함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지회는 “조선 하청노동자 250여 명이 최초로 금속노조에 집단가입하고, 교섭을 통해 집단 합의서를 작성한 최초의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지회는 “하청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한 만큼, 노동 관계법에 따라 노동조합이 교섭과 투쟁, 합의의 주체가 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라면서, “파워공들과 함께 도장업체에서 일하는 스프레이 노동자와 터치업 노동자의 퇴직적치금 폐지와 단기계약 폐지가 시급한 과제다”라고 지적했다.

지회는 “거제, 울산, 목포 등 세 지역의 조선하청지회가 전국 2,500여 명 파워공의 노동조합 가입운동에 나설 것”이라 결의했다.

대우조선 파워공들은 지난 3월 31일부터 사내 서문식당 앞에서 작업거부에 돌입했다. 지회는 당사자 의견을 수렴해 요구안을 만들었다. 지회는 ▲일당 2만 원 인상(17만 원→19만 원) ▲퇴직적치금 폐지 ▲단기계약 폐지 ▲법정 연차휴가 보장 ▲법정공휴일 유급휴일 적용 ▲블랙리스트 철폐 등 여섯 가지 요구안을 사용자들에게 전했다.

금속노조는 4월 14일 거제시청에서 ‘대우조선 파워공 투쟁 금속노조가 끝까지 함께한다 기자회견’을 열어 투쟁을 지지·엄호했으며, 노조 경남지부는 파워공 노숙농성에 함께 결합하고, 대우조선지회와 조율에 나서는 등 합의를 끌어내는데 역할을 했다.